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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기술

AI가 제안한 색상 조합, 실제로 써보니?

by renzo0427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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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 '색상'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사용자 감정에 영향을 주고,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색상 선택에서 ‘이게 최선일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고민을 AI가 덜어주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AI 기반 색상 추천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디자이너의 감각’이 아닌 ‘데이터 기반 추천’으로 색상 조합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죠.

 

AI 제안 색상 조합

 

하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AI가 추천한 색상 조합, 실제로 써도 괜찮을까?”
“디자이너 감각을 대체할 만큼 실용적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직접 AI가 제안하는 색상 조합을 실제 디자인 작업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AI 컬러 툴의 장단점, 활용 팁, 실무 적용 후기를 진솔하게 공유하려 합니다.


1. 사용한 AI 컬러 툴은?

색상 조합 테스트에 앞서, 먼저 몇 가지 대표적인 AI 기반 컬러 추천 툴을 선정했습니다. 제가 사용한 툴은 다음과 같습니다.

  • Khroma
    사용자의 색상 취향을 학습하여, 개인화된 색상 조합을 추천해 주는 인공지능 기반 컬러 추천 툴입니다. 일정 수의 색상을 선택해 학습시키면, 그 스타일에 맞는 팔레트를 제안합니다.
  • Coolors
    전통적인 컬러 팔레트 생성 도구지만, 최근에는 AI 기반 추천 기능도 강화되어 다양한 팔레트를 자동으로 제시합니다. UI/UX 작업에 자주 활용됩니다.
  • Colormind
    머신러닝 기반 색상 조합 툴로, 기존의 인기 디자인을 학습해 유사한 톤과 스타일의 색상 팔레트를 추천합니다. 웹 UI, 앱 디자인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 Palette.fm
    이미지 기반으로 색상 조합을 추출하거나, 텍스트 설명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색상 팔레트를 생성해 주는 재미있는 기능이 있는 AI 서비스입니다.

각 툴은 사용성, 스타일,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조화로운' 색상 조합을 중심으로 추천해 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트렌디한 느낌보다는 전체적인 균형과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더군요.


2. 실무 적용 사례: 브랜드 리디자인 프로젝트

제가 테스트에 활용한 프로젝트는 소규모 뷰티 브랜드의 웹 리디자인 작업이었습니다. 기존 사이트는 무채색 계열의 블랙&화이트 기반이었고, 사용자 리뷰에 따르면 ‘차갑다’, ‘따뜻한 느낌이 없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브랜드에 감성을 입히는 색상 구조를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AI 툴에서 추천받은 여러 팔레트 중 다음과 같은 조합을 실제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 Primary: Earthy Olive Green (#4B5D52)
  • Accent: Soft Coral (#E76F51), Misty Blue (#A8DADC)
  • Background: Cream Beige (#F2E8CF)
  • Neutral: Light Gray (#DADADA)

이 조합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뷰티 브랜드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도 잘 맞았습니다. 웹 UI 디자인 시, 메인 배경은 크림색으로 설정하고, 주요 CTA(버튼)는 Coral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메뉴바나 푸터에는 안정감 있는 올리브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감성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설계했습니다.


3. 사용해 보니 어땠나?

✔ 장점 1: 빠른 컬러 구성과 시간 절약

디자이너 입장에서 컬러 팔레트를 구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꽤 큽니다. 색상 고르고 조합하고, 샘플 디자인 적용 후 시각적 테스트까지 반복하는 작업이니까요. 그런데 AI가 추천하는 색상은 처음부터 조화가 맞는 색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조합을 기준으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Khroma의 추천 조합은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았고, 웹 환경에서도 잘 어울리는 색상 대비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초기 단계의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죠.

✔ 장점 2: 클라이언트 설득이 쉬움

“왜 이 색상을 선택하셨나요?”라는 클라이언트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제안한 팔레트는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결과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감성적인 설명뿐 아니라, “이 툴은 수백만 개의 색상 조합을 학습해 최적 조합을 추천한 것입니다”라는 식의 설명은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4. 아쉬웠던 점: 감성과 창의성의 부족

✘ 단점 1: 너무 무난한 조합

AI가 제안한 색상은 대부분 트렌디하면서도 무난한 조합이었습니다. 즉, 극단적인 대비나, 파격적인 컬러 믹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는 실무에서 ‘실패 없는 안전한 선택’으로는 좋지만, 브랜드 차별화나 창의적인 시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단점 2: 브랜드 맞춤형 추천은 부족

AI는 특정 브랜드의 톤, 아이덴티티, 철학까지는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색상만으로는 브랜드와 딱 맞아떨어지는 ‘감성’을 완벽히 구현하긴 어려웠습니다. 결국에는 디자이너가 브랜드 철학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추가적으로 거쳐야 합니다. AI는 초안 제시에 그치는 수준이며, 마지막 감성은 사람의 손에서 나와야 완성된다는 점을 절감했습니다.

 

AI 제안 색상


5. 총평: AI 색상 추천, ‘디자인 파트너’로는 제법 괜찮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 컬러 추천 도구가 정말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디자인 감각을 대체하진 못하더라도, 초안을 빠르게 만들고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 강력히 추천할 수 있습니다:

  • 디자인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
  • 색상 아이디어가 막혔을 때
  • 클라이언트와 협의용 제안 자료를 만들 때
  • 비전문 디자이너가 웹 디자인을 할 때

단, 최종 결정은 반드시 디자이너의 감성, 브랜드 이해도, 그리고 사용자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AI는 단순히 '추천'할 뿐, 최종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AI는 디자이너의 경쟁자가 아니라 조력자

디자인을 한다는 건, 결국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마다 옆에서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는 AI 툴은 꽤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AI는 차가운 알고리즘이지만, 그 위에 따뜻한 감성과 철학이 더해질 때, 진짜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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