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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사고 & 협업

다양한 전공자와 협업할 때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

by renzo0427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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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더 이상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과 플랫폼 중심의 산업에서는 디자이너가 다양한 전공자들과 협업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마케터, 기획자, 개발자, 심지어 데이터 분석가, 경영진, 심리학자, 법률 전문가 등 전공과 역할이 각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디자이너는 디자인 자체뿐만 아니라 ‘조율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한 협업 구조 안에서 디자이너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요? 디자인 역량 외에 어떤 능력을 갖춰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할까요? 이 글에서는 실무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전공자들과의 협업 상황을 중심으로, 디자이너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태도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전공자 협업 디자인


1. 디자인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 능력

디자이너는 시각 언어를 다루는 전문가지만, 협업에서는 말과 글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획자에게 디자인 방향을 설명할 때는 ‘왜 이런 구조로 배치했는지’, ‘어떤 사용자 흐름을 고려했는지’ 등의 논리가 필요합니다. 개발자에게는 인터랙션의 흐름과 구현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마케터에게는 시각적 요소가 마케팅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디자인 용어’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상대방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컨버전’이나 ‘페르소나’ 같은 용어는 마케터에게는 익숙하지만, 개발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PI’, ‘스펙’ 같은 단어는 개발자에게는 기본이지만 기획자나 디자이너에게는 낯설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다양한 언어 사이의 번역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전공 지식과 상대방의 업무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2. 협업자에 대한 이해와 존중

각자의 전공과 직무는 고유한 전문성과 한계를 가집니다. 디자이너는 종종 디자인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발자는 구현 가능성과 성능, 마케터는 사용자 반응과 실적 지표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상대방의 우선순위를 존중하는 태도가 협업의 기본입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준비한 인터랙션이 개발자의 기술 스택으로 구현하기 어렵거나 성능 이슈를 유발할 수 있다면, 이를 강요하기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또는 마케팅 일정에 맞춰 급하게 시안을 수정해야 할 경우, 일정이 타이트하다는 이유로 반발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조율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배려’ 차원을 넘어, 프로젝트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실질적인 전략이기도 합니다. 서로의 전문성과 입장을 존중할 때 더 나은 결과물이 만들어집니다.


3. 문제 해결 중심의 사고방식

디자이너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제품의 UI를 개선하거나,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거나, 정보의 전달력을 높이는 모든 디자인 행위는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한 것입니다. 협업 환경에서는 수많은 제약과 변수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태도와 대응 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중간에 주요 기능이 기획에서 삭제되었다면 디자인 구조도 함께 바뀌어야 할 수 있습니다. 혹은 개발자가 기술적인 제약을 이야기할 때, 그 제한을 수용하면서도 디자인의 목적을 유지할 수 있는 차선책을 빠르게 제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상황을 ‘아쉬움’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해결할 과제’로 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한 유연성과 논리적 사고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시야

디자인은 독립적인 작업이 아니라, 전체 서비스 흐름 안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항상 ‘이 디자인이 전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자문해야 합니다. 특정 페이지의 버튼 디자인 하나에도, 그 기능의 목적, 사용자 흐름, 비즈니스 목표가 얽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버튼이 단순한 ‘다음 단계’ 역할을 넘어서, 사용자의 전환을 유도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요소라면, 이를 고려한 디자인적 강조가 필요합니다. 이때 단지 예쁘게 보이도록 만들기보다는,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요소를 시각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디자이너는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에게도 신뢰받기 쉽고, 설득력 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5. 협업 도구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활용

요즘의 협업은 단순한 대면 회의나 이메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툴이 실시간으로 협업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으며, 디자이너도 이에 대한 적응이 필수적입니다. Figma, Zeplin, Adobe XD 같은 디자인 툴은 물론, Jira, Notion, Slack, Confluence 등과 같은 협업 툴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툴을 익히는 것이 단순한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전공자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인 컴포넌트를 정리한 문서를 Notion에 공유하거나, Figma를 통해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의 능동적인 활용이 협업의 질을 좌우합니다.

 

전문가 협업 디자인


6. 피드백에 대한 열린 자세와 조율 능력

협업 과정에서 피드백은 반드시 발생합니다. 피드백을 받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에 대한 태도가 디자이너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내 디자인을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조정 과정’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때로는 서로 다른 피드백이 동시에 주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떤 의견을 수용하고, 어떤 부분은 유지해야 할지 판단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디자이너에게 요구됩니다. 자신의 전문성과 프로젝트의 목적을 기준으로 삼아 피드백을 선별하고 반영할 줄 아는 능력, 바로 그것이 실무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입니다.


마무리하며

디자이너는 더 이상 혼자 작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양한 전공자들과 함께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협업자이며, 때로는 조율자이자 문제 해결자입니다. 디자인 실력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고, 제한 속에서도 대안을 제시하며, 프로젝트 전체의 흐름을 고려할 수 있는 넓은 시야와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협업은 결코 쉽지 않지만, 디자이너가 그 중심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프로젝트는 훨씬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다양한 전공자와 함께 고민하고 있는 디자이너 여러분, 여러분의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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